슬랙스랑 자켓 세트로 같이 주문했는데 3/1절을 사이에 두고 바지만 부분배송으로 먼저 왔어요. 집안 어른들 모이는 자리가 있는데 너무 면접 정장 느낌 나는 것도, 너무 캐주얼한 것도 입고 싶지 않아서 주문했습니다.
생각했던 것보다 색이 좀 짙어서 살짝 놀랐어요. 라이트한 느낌에서 회색이 더 들어간 뮤트한 느낌이라서 봄에도 어울리고 가을에도 어울릴 것 같아요. 회색인데 노르스름한 기가 돈다고 해얄지, 아니면 베이지인데 회색기가 돈다고 해얄지, 어쨌든 누구에게나 무난하게 어울릴 것 같은 색상입니다. 페일-라이트 계열 화사한 컬러는 확실히 아니지만 이 정도면 네이비나 블랙 위주의 면접 정장들에서 벗어난 밝은 색이라서 캐주얼한 옷이나 원피스에 매치하기도 좋을 것 같아요. 이 정도면 좀 어려운 자리에 입고 나갈 정도로 적당히 점잖고 평소에도 힘주고 화려하게 입는 것 싫어하시는 분들이 적당히 밝은 느낌으로 입을 수 있습니다. 햇볕 아래에서는 정말 라이트한 느낌으로 밝아보여서 예뻐요.
핏은 무릎 아래에서 퍼지는 적당한 부츠컷이고요. 제가 허벅지가 좀 있어서 허벅지만 붙지만 무릎 아래가 부츠컷 핏이어서 너무 도드라지지는 않아요. 평소 바지 사이즈를 안전하게 m사이즈로 주문하는 편인데, 골반이 작고 엉덩이도 없어서 매번 입다가 조금만 늘어나면 허리가 쑥 내려가서 본의 아니게 헐렁하게 되는게 귀찮아서 이번엔 s로 주문했어요. 역시 허벅지가 좀 붙고 주머니 부분이 살짝 우는데, 그거 빼고는 허리도 배도 안 답답하고 잘 맞는 편이라서 괜찮습니다. 바지 앞뒤가 똑같은 길이로 밑위를 만들었는지 입으면 앞부분보다 뒷부분이 좀 낮아지네요.
다른 분이 후기에서 언급하셨던 것처럼 잠그는 부분 바느질이 약합니다. 신발 신으려고 몸을 숙이는데 바로 팡 뜯어져서ㅎㅎㅎ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손바느질했네요. 이건 다른 쇼핑몰들도 단추 슬랙스가 아닌 이상 다 비슷하더라고요. 이 가격에 더 욕심 부릴 수는 없죠.
슬랙스랑 자켓이 같이 오지 않아서 아쉽지만 애초에 더 일찍 주문하지 않은 제 탓이 큽니다. 이곳저곳 쇼핑몰 재보지 말고 그냥 여기서 바로 살 걸 그랬어요. 자켓도 같은 원단인 것 같던데 같이 입으면 어떤 느낌이 날까 두근두근합니다.